고양이 합사 성공 방법(성묘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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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사 과정의 기본적인 원칙이 세 가지 있어요.

  1. 한번에 한개의 감각씩 소개한다.
  2. 단계별로 고양이의 시간에 맞추어 준다. 두려움이 호기심으로 변하는 때에 다음 단계를 진행한다.
  3. 서로의 감각을 소개할 때에는 꼭 “기분 좋은 상태”를 만들어 준다. 아주 좋아하는 간식은 이 때의 칭찬을 위해 다른 때에는 주지 않는다.

이 세 가지 원칙은 꼭 지켜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끼리 사이가 안좋아지거나, 첫째가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아무리 어린 고양이들이라도 합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전체 과정은 2~3주 정도 잡고, 적어도 일주일동안은 서로 보이지 않게 격리하고, 청각+후각 소개를 해야 합니다.

합사 과정 단계별로 말씀드릴께요.

1. 청각 소개(1~3일)

처음에 다른 방이나 격리장(한달 이내의 아주 어린 아가고양이는 박스도 가능)에 넣고, 완전히 보이지 않게 가리고 “소리”만 들리게 놔둔다.
첫째고양이가 처음에 짜증을 낼 수도 있고, 무관심할 수도 있고, 궁금해할 수도 있다.

성묘 합사라면 적어도 3일은 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나는 일주일 이상 청각 소개를 한다.
아기고양이들끼리라면 24시간동안 반응을 지켜보면서 기간을 결정할 수 있다.
두려움, 무서움, 스트레스, 짜증이 점점 없어지고,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된 것이다.
기본적인 원칙대로, 고양이의 시간에 맞추어 줘야 한다.

2. 후각 소개(5~14일)

2-1. 천에 냄새 묻혀 교환(1~2일)
깨끗한 양말같은 작은 천을 두 개 준비해서, 각각에 서로의 냄새를 묻혀서 앞에 놓아준다.
강제로 냄새를 맡게하면 안된다.
냄새를 묻히는 방법은 작은 천으로 고양이 얼굴의 수염 부분을 빗듯이 쓸어주면 된다.
냄새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안가질 수도 있다. 그 냄새를 맡고 그 물건에 하악질을 할 수도 있다.
상대의 냄새가 묻은 물건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2. 화장실 모래 아주조금 교환(1~3일, 더 걸릴 수 있음)
서로의 화장실 모래를 1/8티스푼(두부모래 기준 1~2알)만 떠서 화장실 안쪽에 놔둔다.
기존 고양이가 엄청나게 싫어해서 화장실을 안쓰려고 할 수도 있으니 여분의 화장실이 있는게 좋다. (참고로 고양이는 마리수 + 1개만큼의 화장실이 있어야 쾌적하다. 1마리를 키운다면 화장실 2개, 2마리를 키운다면 화장실 3개와 같은 방식이다.)
그 냄새를 맡고도 두려워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화장실을 잘 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2-3. 화장실 모래 늘리기(2~3일)
전단계에서 괜찮아한다면 다음날은 1/4티스푼만큼, 그것도 괜찮아한다면 그 다음날은 1/2티스푼만큼, 그것도 괜찮다면 1티스푼만큼 교환한다.
이 단계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2-4. 소변 아주조금 교환(1~3일, 더 걸릴 수 있음)
소변이 굳은 모래를 조각내어서 1/8티스푼만큼 진짜 아주 조금만 서로의 화장실 안쪽에 놔둔다.
이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아주 조그마한 소변조각이라도 상대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앞단계를 잘 거쳤다면 별로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다.
적어도 24시간이 지난 후에, 두 고양이가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신경쓰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5. 소변 조각 크기 키우기(1~3일)
소변 조각을 점점 크게 서로의 화장실에 바꾸어 놓고, 반응을 관찰한다. 괜찮아하면 좀 더 크게, 또 괜찮아하면 좀 더 크게 바꾸고, 나중에는 서로의 쉬를 통째로 하나 넣어둔다. 그래도 괜찮아한다면 후각 소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3. 시각 소개(3~7일)

시각 소개부터는 습식사료나 간식을 먹는 것, 즉 “기분 좋은 상태”에만 서로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제한급식으로, 습식사료를 하루에 4~8번 주면서 그 때마다 시각 소개를 해주면 빠르게 합사가 가능하다.
평소에 아주 좋아하는 간식 또는 습식사료를 준비하고, 시각 소개 할 때만 급여한다.

3-1. 간식 먹으며(=기분좋은 상태) 서로의 존재를 멀리서 보기(1일)
격리한 방문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3m씩, 총 6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간식을 주면서 방문을 살짝 열어서 서로가 보이게 한다.
예민한 고양이는 매우 경계하면서 간식을 안먹고 가버릴 수도 있다. 간식 타임이 끝나면 바로 다시 격리한다. 괜찮아보인다고 시간을 일부러 길게 늘리면 안된다.
혹시라도 서로의 얼굴을 보고 마구 달려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만약 달려가서 한쪽 고양이가 기분이 많이 나빠졌거나, 싸움이 일어난다면 이 전 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3-2. 간식먹으며 서로의 거리 좁히기(3일)
처음에는 양쪽으로 3m씩 총 6m의 거리를 두고 간식을 먹였는데, 그게 괜찮아지면 거리를 50cm씩 가깝게 한다. 나중에는 서로 10cm 앞에서 간식을 먹는데도 괜찮을 것이다.
이 때, 서로 덮치거나 공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분 좋은 상태에서만 서로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기분좋은 상태가 끝나면 바로 다시 격리한다.

4. 5분동안 같이 기분 좋은 시간보내기(3~7일)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같이 있는 시간을 “5분”으로 한정하는 것과, 그 시간동안 양쪽 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만나기 직전에 “5분 타이머”를 해놓고, 시간이 끝나면 아무리 괜찮아보이더라도 다시 격리해야 한다.
30분동안 같이 지내는 것보다, 기분좋은 5분을 여러번 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고, 결과적으로 더 빠르다.

사람이 양손에 장난감을 들고, 방문을 열어서 양쪽을 동시에 놀아준다. 양손으로 장난감을 각각 흔들어서 놀아준다. 3분 정도 열심히 놀아주고, 마지막에는 간식을 먹이고 끝낸다. 다시 격리한다.

이 단계를 하루에 3~10번 정도 한다.
상대를 만날 때마다 신나고 기분좋은 상황만 지속되는 것이다.
이 단계가 충분히 진행되면,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아진다.

만약 공격하거나, 기분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전 단계로 돌아가서 괜찮아 질 때까지 반복한다.

5. 반려인이 지켜볼 수 있는 동안 같이 시간 보내기, 밤에 잘 때만 격리하기

6. 합사 성공

전 단계를 충분히 했다면, 아이들끼리 만났을 때 서로 공격하거나 하악질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서로 같이 붙어서 자고, 그루밍해주고,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기대하지는 말자. 서로 싸우지 않고, 하악질하지 않으면 합사는 성공한 것이다.
나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반려인이 계속 두 고양이에게 필요한 ‘맛있는 밥’과 ‘하루 3번 이상 사냥놀이’와 ‘충분한 개수의 깨끗한 화장실’을 제공한다면, 점점 친해질 것이다. 아, 밥그릇은 꼭 따로 각자의 것을 준비 해 주자.